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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5개월 전·
9275
누나와의 추억 3화

잠시후 내가 서있는 곳은 마로니에 옆 KFC앞이었습니다. 
현재 시간은 1시 5분전...
누나가 올까? 안오면 어떻게 하지.. 두근반 세근반  가슴은 뛰고 걱정과 두려움을 안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괜시리 혜화역 2번 출구만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누나 주변이 온통 하얗게 변하고 영미 누나의 모습만 또렷하게 보이네요. 뭐랄까? 나머지는 전부 블러처리된 것처럼 말입니다. 분명 어제마신 술은 다 깬거 같은데? 나 미친건가...

아..정말 후광이 비친다는 말이 이런말이구나"하고 감탄을 하고 있는데, 그녀가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너무 행복해" 좋습니다.. 그냥 좋아요...맨정신에 보니 더 좋습니다..  
  
"누나 우리 어디가요?"..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그저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네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앞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심장이 쿵쾅거려서 가슴이 답답할 지경이에요.  
  
가만히 손을 잡고 마로니에 공원을 거닐었습니다.  
길은 그저 걷기 위한 배경일뿐이었어요.
그저 영미누나가 옆에 앉아있고, 촉촉한 손이 느껴지는것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네요. 
  
어제 친구놈과 있을때는 그냥 술만 잘마시는 누나라고 생각했는데 하루 아침에 이렇게 바뀌다니, 뭐에 씌인것 같습니다.  

같이 사랑티켓을 끊고 연극공연을 보았습니다. 
공연내내 누나가 옆에 있다는 생각때문에 맨정신인데도 취한 기분이 들었네요.

"아..정말 사랑에 취할수도 있구나"
이런 기분으로 공연이 어떻게 끝난지도 모르겠네요.

저녁은 다시 돌아오고, 이제 단둘이 술한잔 할곳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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